(개인 후기 추가해봅니다) 일산에서 출발한 버스가 목동 SBS가 아닌 먼 옛적 등촌동 SBS로 갔다가, 기사가 목동S"R"S로 내비에 잘못찍는 바람에 또 늦어지고...(SRS가 있다니!) 아뭏든 새벽부터 40분을 바람 속에서 기다렸습니다. (이미 불길한 기운이...ㅠㅠ) 이 사건 이후에, 1호차 운전기사 황판득씨는 기사로서의 신뢰를 박탈 당했고, "아저씨, 올핌픽대로는 여기서 좌회전입니다"라는 권성안의 멘트에 모욕을 당하면서... 묵묵히 제3관문 가는 입구까지 무사히 우리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1호차의 책임자는 김병화 대장이었는데... 순수하고 진솔하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제3관문까지 슬슬 걸어서 10분이면 가고, 거기서부터는 내리막이다"라는 멘트를 날렸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아픈 심장을 부여안고, 코너를 돌고 돌아서 간신히 도착한 제3관문... 출발점부터 nonstop오르막으로 딱 40분 걸렸습니다. 속았다고 생각할 때에는 이미 늦은 법... 유혹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제비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수수하게 생긴 법... 문득 지나간 무수한 산행에서... 얼마 안남았다는 김병화 대장의 Innocent한 멘트에 힘을 내다 속았을... 28산악회의 수많은 대원들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습니다...아멘...평화를 주소서... 아뭏든 3관문부터는 진짜 내리막이었는데... 위의 사진들처럼 정말 경치좋고, 날씨도 비도 안오고...아주 좋았습니다. 중간에 작은 정자 같은 곳에서, 이진의 배낭이 Open되었고, 육전(고기전)을 비롯한 엄청난 양의 안주와 막걸리와 소주와 복분자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28회 산악반의 내공을 느끼면서 (무서운 놈들이다...) 술을 못하는 나이지만 쌀쌀한 날씨에 한잔을 걸치고 나니,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 과연 이런 순간이 몇번이나 올까"하는 염세적인 생각을 뒤로하고, 열심히 열심히 선비촌까지 내려오니... 능이버섯전골과 (나는 처음 먹어보았음)... 묵무침과 파전...대박이었습니다. 아주 맛있었습니다. ... 여기까지는 뭐 평소처럼 만족스러운 동기산행이었는데, 진짜 불행은 진남역 바이크 타는 곳에서 일어납니다. 이번에 안타보면 나이때문에 한국적 상황에서는 다시는 타볼 수 없을 것이라는 초조감에 무리를 해서 레일바이크를 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부부와 일행이 된 송병근 부부... 송교수 안사람 말에 의하면 남편이 "헤라클레스"라고 했습니다 (바이크 탈 때만 이라고 바로 부연...). ... 우리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우리가 탄 바이크가, 아무리 돌려도 앞으로 가지않는 고물이라는 것을... 우리는 정말 몰랐습니다. 다시 40분간의 고통이 유령의 그림자처럼 우리에게 이미 다가왔다는 것을... 송 헤라클레스가 미친듯이 페달을 밟았고... 나 역시 젖먹던 힘을 다 짜내어 마구 돌렸지만... 우리는 고개숙인 남자가 되었고...(헤라클레스는...무슨...) 우리는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를 드리면서... 저물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낙엽은 철길에 쌓이고 그러면서 또 한해가 가고... 저멀리 서산에 걸린 해는 머뭇거림이 없으니... 삶은 정녕 이렇게 빠르게 지나는 것일까?... 우리의 젊은 날은 진정, 봄날의 꿈이었단 말인가?... .... 이렇게 우아하고 여유로운 부르조아적인 생각을 하면서 바이크를 타겠다는 우리의 망상은 출발 20m이후부터 다 타서 버려진 구공탄처럼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아무리 밟아도 앞 팀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미친듯이 스퍼트를 해봐도 속도는 만만디... 어...이거 뭐지?!... 우리의 더 큰 불행은, 뒷 차에 김재우가 탓다는 것입니다. 왜 빨리 안가느냐...왜 너는 젓지않고 쉬느냐...하면서 계속 우리 차를 뒤에서 들이받고, 지하철 입구에서 불신지옥을 외치던 그 아저씨처럼, 지속적으로 충격적인 비난을 쏟아내었습니다. (김재우를 아시는 분들은 상상이 쉬울 것입니다) 헤라클레스와 저는 골반이 부서져라 페달을 밟았지만... 치욕의 시간은 계속되었고...(김재우, 밤길에 조심해라)... 앞차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고...(정확하게 2배 빠르게 밟는데도 ㅠㅠ) 그러면서 우리의 기분좋았던 여행은 허무하게도 비온 뒤 하수구로 흘러들어가는 구정물처럼... 그렇게 탁하게 끝이 났습니다. ...아, 님은 갔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문경세재 답사도 끝이 났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희망은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재우의 웃음 소리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동기산행도 사람의 일이라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불행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모두 아무 말없이 침묵 속에서 버스를 탔고, 쑤시는 다리와 고통스런 골반뼈를 부여잡고서... "이 또한 지나가리니...(This shall pass, too!)"를 되뇌이며 서울까지 왔습니다. 아...레일바이크를 타지 않았어야 했는데... 불현듯...깊은 밤...가슴 아픈 랩이 뇌리를 스칩니다...(고생해봐야 창작이 됨...) (start of rap) 후회할 때에는 이미 늦은 거 **알아**...(말꼬리 내림) 차디 찬 운명의 장난인 것도 **알아**...(말꼬리 내림) 하지만 너 그거 **알아?** (말꼬리 올림) 나 너무 힘든거 **알아?** (말꼬리 올림) (end of rap... 무한 반복...여기에 여성보컬로 멜로디 띄울 것..아~아~인생은 거짓말...) ... 그런데... 하루밤 자고 나니, 다 잊게 됩디다. (이글을 쓰기 전까지는...) 아뭏든 잊지못할 추억을 만든 여행... 앞으로도 동기회에서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끝.